2015. 11. 28.

이천운은 악승호의 의도를

이천운은 악승호의 의도를 깨닫고 주머니에서 은자를 꺼내며 투덜거렸다. 산을 내려올 때 신산자가 은자를 줬으므로 돈은 넉넉한 편이었다.

여기 있습니다.

하하하하~ 미안. 내가 특별한 수입이 있는 게 아니라서...... 물가는 오르고 점점 먹고사는 게 힘들어지고 있어.

에라이~! 빈대!!

허허. 누가 빈대라는 거냐? 이왕이면 돈에 팔려 다니는 불멸의 용병이라고 해줄래?

그러죠. 그런데 용병이면 용병이지 웬 불멸의 용병?

2015. 11. 26.

청년이 선배를 맞이하는 예

청년이 선배를 맞이하는 예를 갖추며 말했다. 예의 바른 행동이었으나, 감정이 없는 무뚝뚝한 말투였기 때문에 어색했다.

난 은진성(殷眞性)이라 한다. 후배를 맞이하는 입장에서 삼초를 양보하마.

청노도 오랜만에(?) 분위기 있는 말투로 대꾸했다. 그리고 검을 들어 몸을 보호했다.

그럼 먼저 공격하겠습니다.

청년은 공령교회(恭聆敎誨)의 일초로 청노의 가슴을 찔렀다. 이 초식은 공격이 목적이 아니라 선배와의 대결에서 선배를 공경한다는 뜻으로 펼치는 초식이었다. 청노는 가볍게 검을 휘둘러 청년의 공격을 막아냈다. 일초를 가볍게 교환하자 둘의 기세가 갑자기 달라졌다.

뒤에서 청노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야?

사부다~!

뒤에서 청노가 모습을 드러냈다. 청노의 손에는 물고기가 한아름 들려있었다. 이천운의 뒤통수를 때린 것도 물고기였다.

와~ 웬 물고기에요?

이천운이 청노를 반기며 물었다. 정확히는 청노가 아니라, 청노가 들고있는 물고기를 반겼다.

동굴안쪽에 연못이 있더라고...... 동굴끝까지 가려다가 너무 깊이 온 것 같아서, 물고기만 잡아왔다. 아무래도 작가의 상상력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진짜로 동굴안에 먹을 게 있다니......

청노가 이천운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야~! 우리도 먹을 꺼 있어~!

2015. 11. 25.

그녀는 왠지

러나 그녀는 왠지 그와 얼굴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가 유심히 그녀를 바라보자 오히려 그녀의 옆에 앉아 있는 노인이 를 똑바로 째려봤다. [으음!] 는 말 못할 사정이 있겠지 싶어 잠자코 시선을 돌렸다. [앉으시오!] 누르하치가 자리를 권했다. 전원이 착석하자 권주와 건배가 이어졌고, 사사로운 이야기가 계속됐다. 는 가끔씩 방취영을 바라봤으나 그녀는 천장 어딘가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럭저럭 한 시진이 훌쩍 지나가고 밤이 이슥해지자 누르하치는 자리를 떴다. [첩형! 이제 약속을 지키리다.] 아노인이 은근히 말을 걸어왔다. 동시에

2015. 11. 24.

신음이 들려서 안에서

한 신음이 들려서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쉽사리 짐작할 수 있었다. 삭! 그녀는 무영비신으로 침상에 다가갔다. 실내에서 이 신법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이 침실은 넓었다. 휘장 안에서는 열풍이 절정에 달했는지 그녀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다. 주번을 살피던 방취영은 침상 옆에 늘어져 있는 금줄을 발견했다. '신호용 금줄!' 어리석게도 비상신호용 줄을 눈에 잘 띄

만한 자라면 한 사람밖에 없겠지요

만한 자라면 한 사람밖에 없겠지요.] [이성양인가?] 노탑극 노인은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이성양에게 죽임을 당해야 할 이유가 있는 자란 말인가?' 그 이성양과의 관계는 이제 슬슬 청산할 참이었다. 어제의 동지가 반드시 오늘도 동지인 것은 아니다. 누르하치는 모종의 결단을 내렸다. [노공, 살릴 수 있으면 살려보시오!] 주군의 명에 노탑극은 품안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뱀독이

2015. 11. 20.

찌르고, 베고, 발차기

이었다. 찌르고, 베고, 발차기 몇 번하며 이천운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대강 하는 것 같았지만 워낙 후천적으로(?) 게을러진 이천운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시 반시진 가량 혼자서 연습을 한 이천운은 그제 서야 잠이 깬 듯 처음 일어났을 때 보다 훨씬 맑은 눈을 하고, 철검을 제자리에 던져놓았다.
언제나 하루에 9시진을 자기 때문에 점심때쯤 깨서 1시진동안 수련을 한 후, 2시진동안 열심히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수련은 일반사람이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는 것과 같은 습관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하루 일을 하는 시간은 2시진뿐이었다.

2015. 11. 18.

기다리자 다들 방으로 들어왔다

시 기다리자 다들 방으로 들어왔다. 그들이 자리를 잡고 앉자 는 용건을 이야기했다. [만주에 다녀와야겠소.] 문공조의 살갗에 푸릇푸릇한 소름이 돋았다. '경사도 이리 추운데 만주까지!' [그래서 말인데....] 는 문공조를 바라봤다. [내가 없는 사이 당신이 여기 왕청과 장지정 둘을 데리고 은밀히 천금은장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주시오.] 문공조의 안색이 조금 나아졌다. 다행히 자신이 더 북쪽

들어 뒤쪽에서 이 일행과 벗하는

들어 뒤쪽에서 이 일행과 벗하는 게 결코 심심하진 않았다. 당가 사람들은 무림계에 알려진 나쁜 소문과 달리 아주 예의바르고 친절했다. 물론 당진영과 당운혜라는 두 사람에게만 국한된 이야기이지만.... 진원청이라는 청년과 한영, 무전이라는 이국인들은 '침묵은 금', 말은 아낄수록 빛난다라는 속담을 실천하려는지 입을 한일자로 꾹 다물고 있었다. 이 일행중에서 그나마 수다스러운 것은 역시 아름다운 두 여인이다. 눈에 번쩍 들어오는 미모의 언씨 집안 여식 언영화

2015. 11. 16.

힘들 것 같았다. [자! 자!] 온후량

기 힘들 것 같았다. [자! 자!] 온후량은 이 혼란을 진정시켰다. [그들은 원래 산적 아닙니까. 산을 타고 행군하는 게 능숙한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보다는 산길을 그런 속도로 진군했다면 무장은 가벼운 것이겠군요.] 각파의 대표들은 비로소 혼돈에서 벗어났다. [과연!] [그런 것인가!] 무림맹은 관부의 적극적 방관에 힘입어 중갑(重甲)으로 몸을 감싸고 중병(重兵)으로 무장하고 있다. 온후

2015. 11. 14.

구나....] 소림의 방장실은 작아서

구나....] 소림의 방장실은 작아서 그런지 불을 때자 조금 더운 편이었다. 진원청은 이마에 조금씩 드러나는 습기를 느끼며 소림의 장문인에게 하직인사를 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소림인지라 절을 나가기 전에 인사를 해두어야 하는 고승도 많았다. [얻음이 있었소이까?] 소림 장문인 종상대사의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다. 종상대사는 진원청의 얼굴에서 이미 짐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의례

2015. 11. 13.

진왕정은 이 서찰에서

았다. 진왕정은 이 서찰에서 어렸을 적의 추억 비슷한 것을 느꼈다. 물론 당운혜에게 권법을 가르치는 일은 승낙이었다. 그는 부인을 불러 다과를 내오게 하고 이제 막 아장거리며 걸어다니는 신여와 순여를 데리고 가게 했다. 당운혜에게 의 소식을 여러 가지 물어본 진왕정은 의 입신양명을 자기 일처럼 기뻐했지

2015. 11. 11.

술만 마시던 건달 몇 녀석이

술만 마시던 건달 몇 녀석이 슬슬 다가왔다. [험험! 소저!] 제법 반반해 보이는 건달 녀석이 선두에 섰다. 당운혜가 보기에도 얼굴만으로는 진원청보다 나아 보였다. 그러나 옹골찬 사내라면 나름대로 지니기 마련인 '분위기'라는 것어 전혀 없어 헤퍼 보였다. [어떻습니까? 혼자이신 것 같은데 같이 합석하는 게....] 눈으로는 앉아있는 당운혜의 가슴 부위를 훑으면서 입으로는 예의를 차리니 당운혜는 단번에 기분이 상했다. [죄송하지만 안 되겠습니다.] 그래도 입으로나마 예의가 있으니 당운혜 역시 눈으로는 노골적으로 '꺼져!'라고 말하면서도 나오

2015. 11. 10.

많은 제자를 잃고 봉문한

라는 많은 제자를 잃고 봉문한 소림이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두루 받아들이기에 이곳 등봉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기에 평상시 파리만 날리던 웅풍각에까지 손님 받을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이

2015. 11. 9.

주변을 환히 밝히는 화염과 폭음

주변을 환히 밝히는 화염과 폭음이 바람을 동반하고 다가왔다. 펑! 그 소리는 구봉산에서 홍기대사가 들었던 천지개벽의 굉음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지 거기에 따라붙는 비명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으아악!] 비명의 합창이 귓가에 울려퍼지자 홍기대